보도자료

[4.13. 매일신문 9면 보도] '방역 최전선' 대구도시철 청소 노동자 "바이러스 이동 없다"
등록일
2020-04-13 09:39
작성자
대구메트로환경
조회수
520


'방역 최전선' 대구도시철 청소 노동자 "바이러스 이동 없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 문양역. 종점역 플랫폼에 들어선 전동차에서 탑승객들이 모두 내리자 소독기와 마른수건을 쥔 4명이 수색대원처럼 일사불란하게 전동차 안으로 들어갔다.


종점역에서 전동차는 멈춰 서지 않는다. 회차선까지 300m를 이동한다. 이동하는 사이 4명은 의자와 선반, 손잡이 등을 구석구석 닦고 소독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10분. 차고지에 들어온 전동차는 다시 영남대역으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흡이 착착 맞았다. 행동 하나하나는 체계적이고 빨랐다. 코로나19 예방의 숨은 공로자, 청소노동자들이다.


이날 달인의 모습을 보인 이들은 '환경사'로 불리는 대구메트로환경 청소 노동자들. 대구도시철도 3개 노선에는 500명이 넘는 환경사가 일하고 있다. 매일 900대가 넘는 전동차와 도시철도 역사 내부를 소독한다.


특히 전동차 차량 소독과 청소에 나서는 환경사들은 매일 오전, 오후 4인 1조씩 각 2개조로 배치돼 10분마다 번갈아가며 업무에 나선다.


코로나19 방역의 최선전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도 여느 시민처럼 코로나19가 무섭고 불안하다. 종점역으로 들어오는 전동차는 침, 가래, 토사물, 취객들도 함께 싣고 온다. 전동차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안 탔었다는 보장도 없어 오염물을 치우다 보면 불안감도 커진다.


편옥분(59) 환경사는 "차고지까지 온 취객을 흔들어 깨워 집에 돌려보내다 보면 어느덧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해질 때가 많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추가된 소독 업무도 여간 힘들지 않다. 무게 7kg 용량 소독기를 계속 들고 다녀야 하는 데다 높은 선반과 손잡이를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닦다 보면 팔이 금세 저려온다.


정남이(54) 환경사는 "처음 소독 업무에 투입됐을 때 근육통이 너무 심해 잠을 못잘 정도였다"며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해도 집에 가면 팔이 아파 집안일도 제대로 못할 때가 많다"고 했다.

도시철도 역사 청소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유동인구가 많은 환승역인 반월당 역사 내부를 청소하던 환경사들도 오후 업무를 시작한 지 20분만에 마스크 너머로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다.


행인들에게 소독제가 튀기지 않을까 손으로 가려가며 조심스레 에스컬레이터 벨트를 닦는가 하면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소독도 허투루하지 않았다. 화장실 문 손잡이와 거울은 마른 걸레로 꼼꼼히 문질러 닦았다.



이들 역시 코로나 사태 이후 신경을 훨씬 더 곤두세우고 있었다.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도 한다. 김기봉(58) 환경사는 "청소에 집중하다 승객들의 물음에 대답을 잘 못했더니 '표정이 왜그러냐'며 화를 내 난감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고된 업무를 견뎌낼 수 있는 힘은 역시 시민들의 응원과 사명감. '수고가 많다'는 승객들의 따뜻한 격려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


박정애(57) 환경사는 "내 소중한 일터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소독제와 마른 수건을 쥐고 나선다"며 "시민들의 감사인사 하나로 충분하다.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소독제를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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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imaeil.com/SocietyAll/2020040723270335327